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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동산교회에서 배울 일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09-06-04 오전 10:38:21
  • 조회 : 4766

2009년 05월 13일 (수) 11:06:05

 

향산 nagapura@paran.com

 

 

안산시 동산교회에서 배울 일

 

1.

대학 시절 불교학생회에서 함께 활동하였고, 졸업 후 은행에 들어가 안산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친구에게서 몇 해 전 들은 이야기이다.

안산에 동산교회라는 곳이 있는데, 맨 처음 교회 건물을 크게 짓지 않고 학교, 동산고등학교를 세워 안산 제일의 명문고로 자리 잡게 하였다. 점차 신도 숫자가 늘어나면서 교회 공간이 비좁게 되자 학교 강당을 빌려 예배를 보고 있다. 불교 신자인 나도 그 교회 목사를 만나 대화를 나눈 뒤 그의 안목에 감탄하였고, 안산에서는 부모의 종교 여부와 상관없이 가능하면 이 학교로 자녀를 보내고 싶어 한다.

안산에 사는 내 동생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형님, 저도 아이들을 그 학교로 보내고 싶어요. 다른 어느 학교보다 공부도 열심히 시키지만 사교육비나 떡값 문제 등도 없다고 하니까요. ……”라며 ‘개신교 교회에서 설립한 학교’라는, 우리 가족에게는 ‘아주 중요할’ 수도 있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어 한다. 이 ‘중요한 사항’을 애써 모른 척 하고 싶을 만큼 동산교회와 동산고등학교의 위치가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5월 5일 개신교 매체인 <뉴스미션> 신혜숙 기자가 쓴 안산 동산교회 30주년, 6천여 명 생명 나눔의 참사랑 전해를 보니, 동산교회가 받고 있는 유명세가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동산교회는 5월 3일 일요예배를 ‘사랑의 장기 기증 예배’로 진행하여 6,023명이 장기 기증 서약에 동참하였다고 하는데, 하루 동안 6천여 명이 동시에 장기기증서약을 한 것은 우리나라 장기기증 역사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동산교회 본당과 동산고등학교 내 예배당에서 동시 진행된 이번 장기 기증 예배에는 학생에서부터 70세가 넘은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해 진정한 사랑 나눔에 뜻을 함께 했다고 한다. 글을 쓰지 못하는 노인들까지 “죽어서 각막이라도 기증하고 가고 싶다”는 뜻을 전하며 도움을 받아 장기기증서약을 하여 주변을 감동시켰고, 이 교회 담임 김인중 목사는 장기기증 예배가 열리기 전 신도들보다 먼저 장기기증서약을 하며 “죽어서 땅에 묻히거나 태워질 장기를 나눠 누군가에게 새 생명을 전하는 뜻 깊은 일에 동참하는 것은 크리스천으로서 당연한 일이다”고 이번 예배의 의미를 전했다고 한다.

2.

물론 불교계에도 ‘생명 나눔 실천본부’가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스님이나 불자들 중에 사후 시신 및 장기 기증을 하는 이들이 과거에 비해 늘어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직도 장기 기증 등에 참여하는 절대 숫자나 종교 신도 수 대비 기증 비율은 타종교에 비해 매우 낮은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이것은 아직까지도 우리들에게 부처님 제자, 보살행자로 살아가고자 하는 서원과 의지가 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죽어서 땅에 묻히거나 태워질 장기를 나눠 누군가에게 새 생명을 전하는 뜻 깊은 일에 동참하는 것은 크리스천으로서 당연한 일이다”라고 하는 안산 동산교회 담임목사의 말은 한 교회에서 단 하루에 6,000 명이 넘는 장기 기증 서약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떤가?

10여 년 전에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자비의 헌혈’을 기획한 적이 있다. 적십자 혈액원과 교섭하여 조계사에 현수막을 걸고 헌혈 차량이 조계사 마당으로 들어오는데, 조계사 측에서 “감히 부처님 계신 대웅전 앞에서 어떻게 피를 뽑을 수 있느냐?”며 차량 진입을 막았다.

아무리 설득을 해도 막무가내로 막는 데는 어쩔 도리가 없었고, 결국 대웅전 정면은 피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헌혈을 진행하였지만 “감히 부처님 계신 대웅전 앞에서 …”라는 그 말이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았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  과연 불교계 지도급 인사들과 불자들 중에 장기 기증을 하고,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대표 종단인 조계종의 종정 ․ 총무원장이나 원로의원 ․ 본사주지와 중앙종회의원들 중에서 혹 여기에 동참한 분들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큰 기대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헌혈을 하면 건강을 해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자기 육신을 너무 아끼기 때문일까? ‘장기 기증을 하고 나면 혹 사후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일까? ‘피를 섞는 것’을 금하는 기독교의 모 종파처럼 근본적으로 피와 장기를 나누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일까?

아무리 원인을 따져보고 고민을 해보아도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제 마지막 남은 답은 이것밖에 없을 것 같다. “혹 명분으로는 부처님 제자를 자처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내 몸의 모든 것은 부모님에게 물려받아서 함부로 훼손할 수 없다’는 유교 가르침이 몸에 배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이렇게 되면, 국내 각 불교 종단이 소의경전으로 여기고 있는 <금강경>식 표현처럼 “이름은 불제자이지만 실질은 공자(孔子)의 제자”로 가득 찬 곳이 한국 불교계라는 말이 된다.

불교계 지도자부터 앞장서서 안산 동산교회의 보살행을 모방하라. 모범적으로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겠다고 하는 이들을 보면서 “우리도 부처님같이 살아가겠다”는 서원을 다시 세우라. 동산교회 모델의 적극적 벤치마킹은 결국 불교를 살리는 길이고, 세상을 살리는 길이다.

 

출처 : 불교포커스 http://www.bulgyofocu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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